완도 화재 순직 소방관 영결식 엄수[연합뉴스][연합뉴스]


"나는 아직 보내줄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관속에 있는 아빠도 나의 자랑스러운 아빠야."

14일 오전 전남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고(故) 박승원 소방경·노태영 소방교의 영결식에서, 박 소방경의 고등학생 아들 박 군이 편지를 낭독하자 영결식장은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됐습니다.

박 군은 이틀 전 완도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 화재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향해 "나의 영웅이자 정말 멋진 남자"라는 말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어 "엄마와 두 동생은 가장으로서 내가 잘 챙기겠다"며 "아빠처럼 무슨 일이든 묵묵히 해내는 가장이 될 테니 지켜봐 달라"고 다짐하며 오열했습니다.

2분간 이어진 박 군의 편지 낭독으로 영결식에 함께 한 유족·동료 소방관들 모두 고개를 떨구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오열하다가 지친 박 소방경의 배우자가 혼절하듯 몸을 가누지 못하자 박 군은 말없이 자기 어깨를 어머니에게 내어줬습니다.

눈물로 젖은 지 오래인 장갑을 낀 둘째 딸도 영결식 내내 어머니의 손을 맞잡고선 아버지의 빈자리를 함께 채웠습니다.

순직한 소방관들과 동고동락했던 동료들도 비통에 잠겼습니다.

노 소방교의 동료인 해남소방서 임준혁 소방관은 "고인은 팀에서 막내인 저에게 든든한 버팀목이었다"며 "결혼을 앞두고 신혼여행지를 고민하며 웃던 형의 얼굴이 자꾸만 떠오른다"며 울먹였습니다.

전남도지사장으로 엄수된 이날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해 1계급 특진·훈장 추서, 이재명 대통령 조전 낭독, 영결사·추도사 낭독, 헌화·분향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조전을 통해 "거센 화마 속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든 고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대한민국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소방관들을 화마에 잃어 안타까운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며 두 소방관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동료들의 거수경례와 애도 속에서 영결식장을 떠난 2명의 순직 소방관은 대전 현충원 소방관묘역에서 영면에 듭니다.

순직 소방관은 지난 12일 완도 저온창고 화재 현장에서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숨졌습니다.

박승원 소방경과 노태영 소방교는 인명을 구조한 뒤 내부로 재진입했다가 화염이 거세지자 고립됐고, 동료들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페인트 제거 작업 중 화기를 사용해 불을 낸 혐의로, 불법체류자 신분인 30대 중국인 작업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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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흠(h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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