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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지역사회 감염 속출…"당국·병원·국민 인식 달라져야"

사회

연합뉴스TV [뉴스초점] 지역사회 감염 속출…"당국·병원·국민 인식 달라져야"
  • 송고시간 2020-02-20 19:50:58
[뉴스초점] 지역사회 감염 속출…"당국·병원·국민 인식 달라져야"

<출연 : 김지수 연합뉴스 융합뉴스부 기자>

[앵커]

오늘도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습니다. 보건당국은 오늘이 되어서야 지역사회 확산을 인정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크게 줄었고 일본에서는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사람에게서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국내외 발생상황과 앞으로 전망, 오늘도 김지수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지금까지 상황 정리해주시죠.

[기자]

오늘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53명 나왔습니다. 어제는 20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는데요. 연일 환자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확진자는 모두 104명이 됐습니다. 국내에서 사망자도 처음으로 발생했습니다. 확진자 중에서 1명이 사망한 겁니다. 사망 원인은 조사 중입니다. 이 환자는 20년 넘게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입원해있다가 어제 폐렴으로 사망했습니다. 국내 발생 상황에서 주목할 건, 신천지교회 '슈퍼전파'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31번 환자가, 확진 전인 이달 초 경북 청도를 방문했다는 겁니다. 보건당국은 청도 대남병원에서 2명이 확진된 만큼 31번 환자와 연관성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대남병원 확진된 2명은 50대 한국인 남성입니다. 이 두 환자는 폐쇄정신병동에 입원해있습니다. 당국은 대남병원 확진자의 감염경로로 병원 종사자나 병원에 출입한 외부인 감염을 통해 병이 옮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이 감염원과 31번 환자 또는 신천지교회와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습니다.

당국은 '슈퍼전파' 사례가 발생한 신천지 교회 교인 1천여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습니다. 나머지 8천명 정도 되는 신도에 대해서도 명단을 입수했고 단계적으로 계속 조치를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19일 확진 판정을 받은 56번 환자는 올해 1월 말쯤 종로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복지관은 앞서 확진된 29번 환자가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있습니다. 56번 환자가 지난 1월 말 종로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식당에서 29번 환자와 같이 식사하는 동선이 확인됐다는 겁니다. 당국은 당시 접촉했던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 중입니다. 이들을 빨리 파악해 격리 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죠. 현재까지 확인된 환자 대부분은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정부가 오늘이 되어서야 지역사회에서 확산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는데요. 그런데도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으로 높이지 않았어요.

[기자]

보건당국은 오늘에야 비로소 지역사회 확산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대구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을 바탕으로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으로 높이지 않고 현재의 '경계' 수준을 유지하기로 한 겁니다.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게 되면 정부가 휴교령, 집단행사 금지 등을 강제할 수 있습니다. 당국은 위험도 평가, 지역 사회에서의 발생 양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격상 여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심각' 단계로 올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지금 코로나19가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데요. 코로나19의 85% 정도가 경증이라서 자신이 걸렸는지 모르고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전하가 잘 되고 있고요. 또 이게 단순히 감기로 알고 해열제를 복용해 코로나19를 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환자들을 치료할 음압병실이 부족하다고 하는데요. 상황이 어떻습니다.

[기자]

이런 신종 감염병이 등장하면 기존 전국 29곳의 198개의 국가지정 음압병상뿐만 아니라 지역 거점 병원, 민간 의료기관이 보유한 음압 병상도 함께 가동합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음압병상 1,027개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이 300여개 병상으로 가장 많고, 경기 100여개, 나머지 지역은 100개 미만입니다.

. 현재 대구에 54개, 경북에 34개의 병상이 있는데요. 대구에서 병상이 부족하면 당국은 경북에 있는 병상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당국은 특정 지역에서 병상이 부족할 경우 인근 지자체와 협의해 다른 지역의 병상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대한병원협회는 팬더믹(대유행)에 직면하면 의료계가 보유한 격리 병상이나 음압 병실로는 환자를 제대로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오늘부터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가 쉬워졌어요.

[기자]

오늘부터 해외여행 여부와 상관없이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검사받을 수 있습니다. 또 접촉자 중 가족이나 의료인은 자가격리에서 해제할 때 한번 더 검사 받아야 합니다. 당국이 진단을 강화한 것이죠. 진단 검사와 관련해,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게 있는데요. 31번 환자는 의료진의 검사 권유를 두 차례 거부했는데요. 31번 환자는 피해갔지만 사실 처벌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만약 의료진이 31번 환자의 진료 거부 사실을 보건당국에 신고했다면 31번 환자는 처벌이 이뤄집니다. 의료진이 당국에 신고하면 강제로 검사를 할 실시할 수 있거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앵커]

의료진이 환자가 검사 거부한다는 걸 당국에 알리면 강제로 검사를 받을 수가 있군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이 상황, 우려되는 게 한두개가 아닌데, 김 기자는 어떤 것이 가장 우려되는지요.

[기자]

저는 두 가지로 봅니다. 하나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슈퍼전파자가 속출하고 의료진이 감염돼 병원 내 감염이 발생하는 겁니다. 현재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환 시점에서, 이런 최악의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가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응해야 합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초기 상황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염두해두고 대응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한결같이 말합니다. 그래야만 방역망이 촘촘하게 짜여지고 빠져나가는 구멍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당국은 안일하게 대응해 왔습니다. 하나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후베이성을 넘어 중국 전역으로 퍼졌는데도 후베이성에서 나오는 사람들만 입국 제한을 했던 사례입니다. 당국이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지금 지역에서 환자들이 속출한다는 건 접촉자들도 굉장히 많이 늘었다는 것이고 여기서 적지 않은 환자들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감염됐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접촉자로 분류되기 전에 병원을 방문할 경우, 여기서 슈퍼전파자가 나올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의사나 간호사와 같은 의료진 감염이 생길 경우 이들 또한 자신의 감염 여부를 모른 상태에서 중증 환자들을 진료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이죠. 현실화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앵커]

지역사회에서 감염경로를 모르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병원 내 감염'은 현실화될 수 있는 문제죠. 우려하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는 어떤건가요?

[기자]

또 하나는 응급실 폐쇄로 인한 진료 공백으로 중증 환자들이 진료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게 있습니다. 응급실은 소독을 통해 다시 문을 열지만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의 경우 잠복기 14일간 자가 격리를 거쳐야 합니다. 따라서 응급실에 상주하는 응급의료를 전담하는 의료진이 다시 업무로 복귀하기까지 14일이 걸립니다. 응급실이 원래대로 운영이 재개되려면 최소 14일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더불어 폐쇄된 응급실이 있는 대학병원 중에는 중증 응급환자를 책임지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역할을 맡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이곳이 소독을 위해 하루나 이틀 폐쇄된다면 중증 응급 환자 치료에는 구멍이 뚫리는 것이죠. 응급환자 치료는 시간이 생명인데 말이죠. 국민들의 노력도 필요한데요. 코로나19가 의심되면 무작정 응급실을 찾지 말고 1339 전화해서 보건소를 안내받는 게 좋겠습니다. 단순한 걱정 때문이라면 선별진료소를 찾지 말고 주거지 인근 보건소를 방문해 검사받는 게 바람직합니다.

[앵커]

중국 상황은 어떻습니까. 매일 수천명에 달했던 중국 내 신규 확진자가 어제 급감했다는 소식이 들려요. 중국에서 갑자기 확진자가 크게 줄은 이유가 있는건가요.

[기자]

우선 어제 하루 발생한 중국 내 신규 확진자를 보면요. 394명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7만4천500명을 넘어섰습니다. 화요일 1천700명을 넘었던 신규 확진자가 갑자기 약 400명으로 갑자기 줄었습니다. 어제 하루 사망자는 114명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2천118명으로 늘었습니다. 신규 확진자가 급감한 건 중국 당국이 갑자기 통계방식을 바꾼 데 따른 착시효과로 풀이됩니다.

중국 당국은 어제부터 임상진단자를 확진자에서 제외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중국 당국은 진단 능력이 향상됐다고 설명하지만, 환자 수가 통계상 너무 많이 늘어나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중국 당국의 발표에 대한 불신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당국의 발표에 의구심이 드는 외신 보도가 있어 소개해드리는데요. 중국에 질병예방관리센터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 곳에서 나온 논문 내용입니다. 발병 초기인 지난해 12월에만 중국 내 환자가 104명에 달했고 그중 15명이 숨졌다는 겁니다. 당시 우한 보건당국이 발표한 자료와 크게 차이가 납니다. 우한 당국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 확진자가 27명으로, 질병관리센터의 5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앵커]

일본 상황도 짚어주시죠.

[기자]

일본에서 사망자가 3명으로 늘었습니다. 일본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환자 2명이 사망한건데, 사망자는 87세의 일본인 남성과 84세의 일본인 여성입니다. 이들은 지병이 있었고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돼 이달 중순 선박에서 내려와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문제의 크루즈선에서 사망자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일본 가나가와현 거주하는 감염경로를 모르는 80대 여성이 숨졌습니다. 일본에서는 현재 3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중동 지역에서는 확진 판정을 받은 이란인 2명이 확진 발표 5시간만에 숨지면서 처음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홍콩에서는 두번째 사망자가 나왔어요. 어젯밤 기준으로 일본에서는 크루즈선 내 감염 621명을 포함해 일본 전체 감염자는 705명입니다.

[앵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가 에어로졸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했어요.

[기자]

중국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치료방안 지침에서 에어로졸 전파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연구팀의 조사 결과, 바이러스가 항문에서 채취한 검체에서도 검출된다는 됐다는 건데요. 이는 바이러스가 대변을 통해 환자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고 추가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뒷받침합니다. 중국 연구팀은 우한에서 코로나19로 진단받아 10일째 치료 중인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항문에서 면봉으로 검체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27% 바이러스 양성으로 확인됐습니다. 주목되는 건 환자들이 감염의 후반 단계로 갈수록 구강에서 채취한 검체보다 항문에서 채취한 검체에서 양성률이 더 높았다는 점입니다. 연구결과는 밀폐된 환경에서 에어로졸, 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와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2003년 사스 당시 홍콩의 아파트에서 감염자가 용변을 보고 물을 내린 뒤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배수구 등으로 퍼지면서 321명의 2차 감염을 불렀다는 분석과도 연관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지역사회 전파가 본격화되면서 당국과 의료기관의 노력과 함께 개인의 노력도 중요한데요. 다시 한 번 강조해 주세요.

[기자]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진 상황인 만큼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것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이에 대한 우리의 시선도 달라져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의료기관의 대처도 달라져야 하고요. 37.5도 이상 발열 증세가 있으면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보건소나 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해서 상담받아야 합니다. 더불어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는데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보자고 제안하면 따라줘야 합니다. 신종 감염병이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건 전문가들의 판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았어도 접촉자와 만나지 않았어도 현재 해외여행력이 없는데도 코로나19에 걸리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의료진이 보기에 우한 코로나 감염자로 의심돼 격리 조치와 검사를 받아야 할 상황인데도 환자가 거부할 경우, 당국에 연락해 역학조사관과 경찰이 감염 의심자를 만나게 해서 검사받도록 해야 합니다.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해야 한다면 행동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만약 보건소에서 수칙을 잘 알려주지 않으면 접촉자 스스로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자가격리 당시 처제와 밥을 먹어 처제를 감염시킨 사례가 이미 나왔습니다. 그런 일을 막아야 하는 것이죠.

[앵커]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는 만큼, 우리 국민도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감염이 의심되면 무작정 응급실을 찾기보다 가급적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야겠습니다. 김지수 기자 수고했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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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