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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미안해"…빨간 승용차만 보면 용돈 꽂아둔 팔순 모정

사회

연합뉴스TV "아들아 미안해"…빨간 승용차만 보면 용돈 꽂아둔 팔순 모정
  • 송고시간 2020-04-21 08:47:07
"아들아 미안해"…빨간 승용차만 보면 용돈 꽂아둔 팔순 모정

[앵커]

좋은 것, 맛있는 것을 보면 자식부터 생각하는 게 부모의 마음이라고 하는데요.

빨간 승용차만 보면 꼬깃꼬깃한 용돈과 군거질거리를 몰래 끼워뒀던 80대 할머니의 사연이 큰 울림이 되고 있습니다.

치매 증상이 있는 이 할머니는 아들을 공부시키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아들이 타고 다니던 것과 같은 색의 승용차를 보면 아들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한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주차된 빨간색 승용차 앞에 누군가가 한참을 서성입니다.

문고리 근처를 만지작거리던 이 사람은 이내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라집니다.

그로부터 몇 시간이 지나 한 50대 여성이 통영경찰서 광도지구대로 찾아왔습니다.

이 여성은 자신의 승용차 손잡이에 꽂혀있던 돈이라며 꼬깃꼬깃 접힌 5만원권 지폐를 내려놨습니다.

두 달 전부터 누군가 주차해둔 자신의 승용차 손잡이에 돈과 군것질거리를 끼워둔다는 겁니다.

<50대 여성 / 신고자> "2월 13일에는 2만원이 꽂혀있었고, 3월 4일인지 5일인지 오후에 족발 봉지가 꽂혀있었고… 3월 8일날 5만원이 꽂혀있었고…"

이렇게 꼬깃꼬깃 모인 돈은 21만원.

족발, 과자, 떡 등 먹거리도 다양합니다.

경찰이 근처 CCTV를 확인한 결과 승용차를 주차한 곳 인근에 사는 86세 할머니가 한 일이었습니다.

치매 증상이 있는 할머니는 자신의 집 앞에 주차된 빨간색 승용차를 보고 아들을 떠올렸습니다.

몇 년 전 아들이 타고 다니던 승용차가 빨간색이었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던 겁니다.

어려운 형편으로 제대로 공부를 시키지 못한 게 미안한 마음으로 남았던 할머니는 아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빨간색 승용차가 보일 때마다 용돈과 군것질거리를 끼워놨습니다.

할머니의 아들은 몇 년 전까지 할머니 집 근처에 살았으나 지금은 개인적인 이유로 타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할머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 뒤 할머니에게 돈을 돌려줬습니다.

연합뉴스 한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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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