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아직도 생생해요"… 5·18 유족의 한맺힌 망부가

사회

연합뉴스TV "아직도 생생해요"… 5·18 유족의 한맺힌 망부가
  • 송고시간 2020-05-18 20:57:42
"아직도 생생해요"… 5·18 유족의 한맺힌 망부가

[뉴스리뷰]

[앵커]

제40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는 어린 3남매를 남기고 남편을 떠나 보낸 최정희 할머니의 가슴 아픈 사연이 공개됐습니다.

지난 40년 동안의 그리움과 억울함을 꾹꾹 눌러 담은 할머니의 편지는 듣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는데요.

5·18 유족의 아픔은 현재진행형이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77년 정든 부산을 떠나 남편의 고향인 전남 담양으로 이사를 온 최정희 할머니.

슬하에 3남매를 두고 화목한 가정을 꾸렸지만 행복은 채 3년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1980년 5월 21일 수금을 하겠다며 저녁밥도 마다하고 광주로 떠난 남편의 모습이 마지막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최정희 / 5·18 희생자 유족> "밥을 안쳐놓고 나가니까 (남편이) 없어요. 그래서 그게 마음이 아프고 배고프다고 빨리 밥해 놓으라고 (그랬거든요)"

집에 돌아오지 않은 남편을 찾기 위해 광주 전역을 찾아다닌 지 열흘.

그해 5월의 마지막 날 남편 임은택 씨는 광주교도소 부근 암매장 시신 발굴 현장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소 판매 대금을 받고 귀가하던 중 광주교도소 인근에서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겁니다.

그렇게 홀로 남은 할머니는 3남매를 키우고 또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알리며 40년을 보냈습니다.

억척스러운 세월을 견뎌내는 동안 수줍은 새댁의 모습은 73살의 할머니로 변했습니다.

할머니의 한 맺힌 사연은 이번 기념식에서 한 장의 편지로 공개돼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최정희 / 5.18 희생자 유족> "여보 다시 만나는 날 나 너무 늙었다고 모른다 하지 말고 3남매 반듯하게 키우느라 고생 많았다고. 칭찬 한 마디나 해주세요. 참 잘했다고. 보고 싶은 당신 우리 만나는 날까지 부디 안녕히 계세요."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