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1년 전 오늘(4일), 중국에서는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수많은 시민들과 대학생들이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시위대의 요구를 묵살한 채 무장군인과 탱크, 장갑차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했습니다.
시위대의 함성 소리로 가득했던 톈안먼 광장에는 오늘 하루 침묵만 흘렀습니다.
베이징에서 김진방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 톈안먼 광장.
기자들의 출입이 금지돼, 외신들은 광 장 앞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에서 혹은 먼 발치서 겨우 광장의 모습을 담는데 성공했습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한적한 풍경 같아 보이지만 광장을 찾는 관람객들의 소지품과 신체검사를 꼼꼼히 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경비가 강화된 모습입니다.
'6·4 톈안먼 민주화운동' 31주년이 되는 날이었지만 그 어디에서도 당시 시위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여전히 톈안먼 민주화운동을 뜻하는 '6·4'의 검색이 차단돼 있습니다.
수천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톈안먼 시위는 입에 올려서도 안 되는 금기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중국 관영 매체에서도 톈안먼 시위 31주기와 관련한 보도 대신 홍콩보안법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하는 보도만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톈안먼 시위 31주기 바로 전날인 어제(3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홍콩보안법 지지를 천명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홍콩에서는 톈안먼 시위 31주기 추모와 홍콩보안법에 대한 저항의 의지를 담은 촛불시위가 열릴 예정입니다.
경찰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며 30년 만에 처음으로 톈안먼 시위 희생자 추모 집회를 불허했지만, 주최측이 이에 굴하지 않고 시내 곳곳에서 촛불을 드는 운동을 펼치기로 한 겁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역시 "중국은 매년 364일만 있고, 하루를 잊어버린다"면서 톈안먼 사건을 외면하는 중국의 행태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 김진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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