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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뉴스] 반복되는 체육계 폭력

사회

연합뉴스TV [그래픽 뉴스] 반복되는 체육계 폭력
  • 송고시간 2020-07-06 18:03:45
[그래픽 뉴스] 반복되는 체육계 폭력

상습적인 폭행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토로하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트라이애슬론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고 최숙현 선수.

최 선수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운 건 비슷한 문제가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고, 대책 마련 움직임도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는 것일 텐데요.

오늘의 그래픽 뉴스, <반복되는 체육계 폭력>입니다.

체육계의 폭력 문제, 그동안 알려진 것만해도 여러 건입니다.

2015년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 선수가 후배를 때려 전치 6주의 부상을 입혀 자격정지 10년의 징계를 받았죠.

또 스피드스케이팅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승훈 선수도 후배 폭행과 가혹 행위로 1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쇼트트랙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는 심석희 선수 등 4명의 선수를 폭행하고, 성폭행까지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해 온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기도 했죠.

조 전 코치는 징역 1년 6개월을 받고 복역 중입니다.

지난해 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에 따르면 실업 선수의 26%, 4명 중 1명이 "신체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체육계의 폭력 문제 왜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걸까요

우선, 쳬육계 특유의 복종 문화와 성적 지상주의가 주이유로 꼽힙니다.

체육계에서 헌법처럼 통한다는 <국가대표 훈련지침>을 보면 "지도자의 지시와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 선수의 임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감독은 선수들의 이른바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데요.

감독 눈 밖에 나면 출전기회가 줄어드는 등 미래가 어두워질 수 있다는 두려움에 웬만한 폭력은 관행으로 치부하며 감내해온 게 사실입니다.

국제대회에서 성과만 좋으면 연금, 병역 혜택을 받는 등의 성적 지상주의가, 이런 폭력을 더욱 용인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입니다.

반복되는 솜방망이 처벌과 파벌주의도 체육계의 폭력이 반복되는 이유로 꼽히는데요.

대한체육회 징계에 있는 '재심 제도'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그동안 폭력이나 성폭력으로 영구제명을 받아도 재심을 통해 대부분 징계가 완화돼왔습니다.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감안될 필요가 있겠지만 파벌주의에서 비롯된 그릇된 온정주의가 크게 작용해 왔다는게 문제인데요.

조재범 코치 폭행 사건 당시 빙상계 파벌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전명규 전 한국체대 교수는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빙상계 대부로 통했던 전 교수는 실업팀 입단 등 진로 거취 문제를 수단 삼아 문체부 감사 등에 응하지 말라고 압박한 사실이 확인돼 한체대 교수직에서 파면됐습니다.

조재범 코치 사건 이후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재발 방지를 내세우며 숱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유명무실했는데요.

충북 진천선수촌 안에 선수 인권 상담실을 설치했지만 현역 국가대표만이 이용할 수 있고, 대한체육회가 운영하는 스포츠인권센터 역시 서울 한 곳에만 있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는 지난 4월 바로 이 스포츠인권센터에 폭력을 신고했지만 보호받지 못했습니다.

지난 6년 동안 대한체육회에서 선수의 인권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아온 인권담당 부서장은 7번이나 바뀌었습니다.

평균 1년도 안 돼 부서장이 교체되는 상황에서 선수 인권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감이 생길 리 없습니다.

결국 최 선 수는 신고한 지 두 달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는데요.

최 선수의 죽음에 대해 '사회적 타살'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 우리 사회가 뼈아프게 되돌아봐야 할 시점입니다.

지금까지 그래픽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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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