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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의 글로벌브리핑] 바이든, 美대통령 취임…'통합·동맹복원' 새질서 예고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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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김지수의 글로벌브리핑] 바이든, 美대통령 취임…'통합·동맹복원' 새질서 예고 外
  • 송고시간 2021-01-21 09:35:19
[김지수의 글로벌브리핑] 바이든, 美대통령 취임…'통합·동맹복원' 새질서 예고 外

<출연 : 김지수 연합뉴스 융합뉴스부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며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치러진 취임식은 별 탈없이 끝났습니다.

'코로나19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행정명령으로 '100일간 마스크 쓰기'를 발표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산 지우기에도 나섰습니다.

김지수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이 우리시간으로 오늘 새벽에 열렸는데요, 어떻게 진행됐는지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취임식은 현지시간 20일 오전 11시쯤, 한국시간으로 오늘 새벽 1시쯤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시작됐습니다. 취임식의 하이라이트이자, 공식 취임을 알리는 취임 선서는 11시 49분 진행됐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경에 손을 올려놓고 취임 선서를 함으로써 미국의 46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습니다. 2주 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하던 바로 그 자리에서 취임 선서를 해, 헌법 수호 의지를 밝혔습니다. 의회 난입 사태로 짓밟힌 미국의 민주주의를 복원하겠다는 상징적 모습이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선서하고 공식 취임했습니다. 취임 당일 일정은 미사 참석으로 시작됐습니다.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은 대부분 대통령이 백악관 앞 세인트존스 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과 달리 세인트매슈 성당에서 열리는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미사에는 여야 지도부도 동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극심한 대립을 이어온 여야 지도부가 분열을 내려놓고 화합으로 나아간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전한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아침부터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떠나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별사를 마칠 수 있도록 성당으로 출발하는 시간을 15분 정도 늦춘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별사를 하는 도중에 자신이 일정을 시작하면 관심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성당 미사 참석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경호차량을 이용해 의사당으로 이동했습니다. 그 사이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주요 외빈이 도착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부부도 의회를 찾았습니다. 취임식은 바이든 일가와 가까운 인사인 예수회 신부의 기도로 시작됐습니다. 국가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해온 팝스타 레이디가가가 불렀습니다. 또 다른 팝스타 제니퍼 로페즈는 취임선서에 앞서 공연을 선보여 분위기를 끌어올렸습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사에 대한 관심도 컸습니다. 취임사 주제가 '통합'이 될 거라고 알려졌었는데요. 예상대로 그런 메시지가 나왔나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사를 대표하는 단어는 '통합'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미국의 통합에 영혼을 걸겠다"고 말했습니다. 취임식을 앞두고 자신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는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할 정도로 분열의 골이 깊게 패인 미국을 하나로 묶겠다는 겁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다양화된 현대 미국사회에서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포부가 백일몽처럼 들릴 수도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의 동참을 호소했습니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평화적인 테두리 안에서라면 상대방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자유가 있는 것도 미국의 강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자신을 지지한 사람들만이 아닌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포함한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에 참석한 부시를 비롯해 전임 대통령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했지만, 전임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은 한 번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 민주주의는 다시 승리했다"며 지난 4년 간 미국 사회에 부정적인 유산을 남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먼저 극단적인 정파 주의와 백인 우월주의, 미국 내 무장세력을 지목하면서 "미국은 이 세력들에 맞서 싸워야 하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의회 난입 사태를 거론하면서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에 취임했습니다. 미국의 현 위기가 1930년대 대공황과 1860년대 남북전쟁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내놓을 첫 행정명령이 무엇일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바이든 대통령의 첫 행정명령은 '100일간 마스크 쓰기'를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 정책 뒤집기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20일은 공교롭게도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유행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았습니다. '100일 마스크 쓰기 도전'으로 이름 붙여진 첫 행정명령은, 미국인들에게 100일간 마스크를 쓰라고 당부하고, 연방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입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대통령은 주지사와 보건 당국자, 시장이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는 조치를 시행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마스크 착용을 비난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고, 대통령 스스로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극도로 기피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정치적 신념을 표현하는 행위로 변질됐고, 그의 지지자들은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한 세계보건기구 WHO에 다시 가입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주 열리는 WHO 이사회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국제 사회 현안에 적극 관여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취임사에서도 이런 내용이 언급되었겠어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오늘과 내일의 도전을 위해 동맹을 복구하고 다시 한번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평화와 발전, 안보를 위한 강력하고 신뢰받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취임 연설은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해온 대외정책 기조를 집약해 보여줬습니다. '미국이 돌아왔다'는 기조 아래 동맹관계 강화를 통해 국제사회의 주도권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기치 아래 '신 고립주의'를 지속해,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 추락을 불러왔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일례로 파리기후변화협약, 이란 핵 합의를 비롯한 각종 국제 협정에서 탈퇴한 걸 들 수 있습니다. 동맹에 대해서도 '무임승차'와 같은 용어를 써가며 방위비 증액을 압박해, 결속력을 약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사는 전임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전면 수정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됩니다. 전임 정부 때 소원해진 북대서양조약기구를 비롯한 유럽 동맹과의 결속력을 다지고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동맹국과의 관계도 강화할 예정입니다. 취임사에서 중국이나 북한, 이란과 같은 긴장 관계에 놓인 특정 국가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외신은 취임사에 대해 미국의 다자주의로의 복귀와 훼손된 동맹 관계의 부활을 다짐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이제,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고 해야겠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된 미국 사회를 남겨두고 떠나게 됐습니다. 대선 불복에, 의회 난입사태 조장, 후임 취임식 불참까지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날 정오부터 재임 중 하원으로부터 탄핵당한 대통령이란 오명을 가진 자연인 신분이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8시 20분쯤 백악관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출발해,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했습니다.

앤드루스 기지 활주로에는 레드카펫이 깔렸고, 21발의 예포가 발사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송행사 연설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돌아오겠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동영상 연설과 마찬가지로 새 정부의 성공을 기원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습니다. 또 자신의 업적을 스스로 치하했습니다. 환송 행사장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 전직 행정부 관리 등이 초청됐지만,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느라 불참했습니다. 후임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대통령은 1869년 앤드루 존슨 이후 152년 만입니다. 취임식에 불참하고 군 기지에서 '셀프 환송식'을 한 대통령은 트럼프가 사상 처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기 전 바이든 대통령에게 편지를 남겼습니다. 퇴임하는 대통령이 후임에게 덕담과 당부의 내용을 담은 편지를 집무실 대통령 책상에 남기는 건 백악관의 전통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편지를 남기지 않을 거란 예상도 있었지만, 전통은 지켜졌습니다. 행사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플로리다로 향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글로벌브리핑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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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