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콜롬비아에서는 지난달 28일부터 20일 가까이 전국적인 총파업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최근 콜롬비아 네티즌들이 시위 반대 해시태그를 단 트윗에 K팝 스타들의 사진이나 영상을 붙여 올리는 사례가 부쩍 늘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박혜준 PD입니다.
[리포터]
트위터에 파업을 멈추라는 뜻의 스페인어를 검색하자 K팝 스타들의 사진과 영상이 줄줄이 나옵니다.
게시물에는 "경찰을 지지한다", "봉쇄를 멈춰라" 등의 해시태그도 붙어있습니다.
얼핏 보면 K팝 팬들이 콜롬비아의 총파업 시위를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이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폭력을 옹호한다는 트윗을 올린 이후 K팝 팬들은 이같은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베 전 대통령은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어서 그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시위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K팝 팬들은 '방해 공작'에 나섰습니다.
팬들이 시위 반대 해시태그를 달아 게시글을 올리자 이 키워드는 단숨에 트렌드 상위로 뛰어올랐지만, 이를 클릭한 사람들이 보게 되는 건 K팝 스타들의 사진이었습니다.
우리베 지지자들의 해시태그를 무력화한 겁니다.
한 보수 논객은 "사춘기 K팝 팬들이 나라의 현실을 보여주는 트위터 트렌드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현지 언론은 "황당한" 주장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세계 시위 현장에서 K팝 팬들이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과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9년 칠레 불평등 항의 시위와 지난해 미국 인종차별 항의 시위 당시에도 K팝 스타들의 사진과 영상을 붙여 시위 반대 여론 확산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박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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