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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맞서 참호 파다가…스페인의 '굴삭기 영웅'

세계

연합뉴스TV 산불 맞서 참호 파다가…스페인의 '굴삭기 영웅'
  • 송고시간 2022-07-20 15:23:05
산불 맞서 참호 파다가…스페인의 '굴삭기 영웅'

[앵커]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스페인에서 '굴삭기 영웅'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는 마을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굴삭기로 참호를 팠는데요.

화마에 휩싸이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지만, 가까스로 대피해 목숨을 건졌습니다.

정다미 기자입니다.

[기자]

지평선 너머로 시뻘건 화마가 넘실대고, 불길 바로 앞에서 굴삭기 한 대가 움직입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뒤로 한 채 들판을 가로지르던 굴삭기는 갑자기 거세진 화염과 연기에 뒤덮이고,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잠시 후, 불길을 뚫고 나타난 한 남성.

그는 바지에 불이 붙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탈출에 성공합니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 며칠째 산불이 계속 타오른 스페인 북서부 타바라 마을에서 '굴삭기 영웅'이 탄생했습니다.

영웅의 이름은 건설 자재 창고를 운영하는 앙헬 마르틴 아르호나.

그는 점점 민가와 논밭으로 다가오는 불길을 막기 위해 굴삭기를 몰고 산불 현장으로 나섰고, 참호로 저지선을 만들기 위해 목숨을 걸고 땅을 파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후안 로자노 / 아르호나의 친구> "이곳은 우리가 (산불을) 통제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이를 위해) 제 친구는 굴삭기와 스스로를 불에 태워야 했습니다. 그들이 제 친구를 헬리콥터로 (병원으로) 옮겼고,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심한 화상을 입은 아르호나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의 용기있는 행동 덕분에 더 큰 피해를 막았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호세 안토니오 바라호나 / 스페인 타바라 마을 농부> "그는 동네에서 유명한 사람입니다. 그 불쌍한 사람은 단지 우리를 도와주려다가 다쳤어요."

스페인 당국은 타바라 마을 주변 화재로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6천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정다미입니다. (smjung@yna.co.kr)

#스페인_산불 #영웅 #굴삭기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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