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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 학살 주범, 성경책 들고 22년 만에 모습 드러내

세계

연합뉴스TV 르완다 학살 주범, 성경책 들고 22년 만에 모습 드러내
  • 송고시간 2023-05-27 13:45:09
르완다 학살 주범, 성경책 들고 22년 만에 모습 드러내

[앵커]

29년 전 르완다 대학살의 주범 중 한 명이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체포됐는데요.

그가 도피생활 22년 만에 케이프타운의 법정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요하네스버그에서 유현민 특파원입니다.

[기자]

모자가 달린 파란색 재킷 안에 흰색 후드티를 입은 한 남성이 법정에 들어섭니다.

안경을 쓴 그의 두 손에는 성경책과 또 다른 기독교 서적이 들려 있습니다.

1994년 르완다 대학살의 주범 중 한 명인 풀전스 카이셰마(61)의 모습입니다.

지명수배 사진보다는 다소 부드러워진 인상입니다.

'도나티엔 니바슘바'라는 가짜 이름으로 숨어 지내던 그가 최근 케이프타운 외곽 파를 마을의 포도농장에서 체포됐습니다.

르완다국제형사재판소(ICTR)가 집단학살, 인도에 반한 죄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지 22년 만입니다.

<스테판 두자릭 / 유엔 대변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1994년 르완다에서 집단학살과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2001년 체포영장이 발부된 카이셰마의 체포를 환영합니다."

카이셰마는 1994년 4월 15일 르완다의 한 성당에서 남녀노소가 포함된 2천여 명의 투치족 난민 학살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당시 2천여 명이 대피한 성당을 불태우라고 지시한 경찰 간부 중 하나입니다.

방화 계획이 실패하자 불도저로 건물을 밀어 사람들을 죽이고 이틀에 걸쳐 시신을 집단 매장하는 데도 관여했다고 영장은 적시했습니다.

카이셰마는 법정에서 취재진에게 29년 전 대량학살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자신의 관련 혐의는 부인했습니다.

6월 2일로 예정된 다음 공판까지 케이프타운 폴스무어 교도소에 수감되는 그는 궁극적으로는 르완다로 인도돼 전범 재판을 받을 전망입니다.

요하네스버그에서 연합뉴스 유현민입니다. (hyunmin623@yna.co.kr)

#르완다 #대학살 #집단학살 #제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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