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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쏙 과학쏙] 한국판 뉴럴링크 나올까…연구진이 주목한 '액체금속'

경제

연합뉴스TV [날씨쏙 과학쏙] 한국판 뉴럴링크 나올까…연구진이 주목한 '액체금속'
  • 송고시간 2024-03-23 09:28:04
[날씨쏙 과학쏙] 한국판 뉴럴링크 나올까…연구진이 주목한 '액체금속'

일상 속 궁금했던 날씨와 과학 현상을 알기 쉽게 전달해 드리는 '날씨쏙 과학쏙'입니다.

최근 일론 머스크가 세운 뇌신경과학 기업 뉴럴링크가 사람 뇌에 반도체 칩을 이식하고 생각만으로 컴퓨터 마우스를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죠.

이 BCI(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은 머릿속에 칩을 심고 뇌파로 외부에 있는 컴퓨터를 제어하는 겁니다.

두개골을 열고 뇌에 직접적으로 전극을 넣는 건데요.

하지만 반도체 칩은 딱딱한 금속으로 돼 있어서 이식할 때 이질감이 크고 부드러운 뇌 조직에 염증과 감염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뇌에 손상이 생기면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방해해서 오래 사용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었죠.

국내 연구진이 획기적인 방법으로 부드러운 인공 전극을 개발했습니다.

바로 액체금속을 활용한 건데요.

영화 <터미네이터 2>의 악당 T-1000 로봇, 기억하시나요?

고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 고체로 변신하며 총을 맞아도 다시 살아나는 액체금속 로봇입니다.

연구진은 이 액체금속으로 반도체 칩을 만들었습니다.

딱딱하지 않고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소재여서 부드러운 뇌의 특성과 잘 맞죠.

뇌 속에 넣어도 이질감이 없는 겁니다.

뇌의 신경 신호를 받는 전자회로도 액체금속으로 만들었는데요.

연구진은 사람의 두개골이 다른 모양으로 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두개골 위에 전자회로를 그리는 방법을 처음으로 고안해 냈습니다.

액체금속을 짜내는 3D 프린터로 문신처럼 새기는 건데요.

환자의 증상에 맞게 맞춤형으로 전자회로의 구조와 위치도 바꿀 수 있습니다.

<박영근 /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박사후연구원(전 IBS 나노의학연구단 연수연구원) "두개골을 따라서 형성된 생체 통합형 곡면 전자회로는 두께가 머리카락 한 올의 두께보다 얇습니다. 그래서 사용자가 이식을 마쳤을 때 머리 위로 튀어나오거나 불편한 부분이 없게 되고요. 사람의 곡선과 외형을 그대로 보전할 수가 있게 되고, 전자회로를 이식한 채로 두피를 그대로 봉합할 수도 있겠죠. 이렇게 이식받은 환자나 사용자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두개골 위에 형성된 회로를 통해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전자회로에는 무선통신칩을 심어서 별도의 유선 장치가 없어도 블루투스처럼 연결되도록 했는데요.

머리 쪽에 휴대전화를 대면 뇌파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겁니다.

연구진은 실험 쥐에 신경 전극과 전자회로를 이식하고 8개월 동안 신경 신호를 안정적으로 송수신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쥐 수명의 절반이 넘는 기간인데도 뇌 조직이 손상되지 않았는데요.

이 기술은 향후 뇌 질환 환자 치료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인공 전극을 심고 전기 자극을 가하면, 손 떨림 증상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등 치료가 가능하다는 설명인데요.

먼 미래 같은 과학 기술도 참 멀지 않았다고 느껴지네요. 지금까지 '날씨쏙 과학쏙'이었습니다.

임하경 기자(limhakyung@yna.co.kr)

[영상취재기자 양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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