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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종착역 앞둔 '이태원참사 국정조사'…진상규명 성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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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여의도풍향계] 종착역 앞둔 '이태원참사 국정조사'…진상규명 성과는
  • 2023-01-16 19:51:22

[여의도풍향계] 종착역 앞둔 '이태원참사 국정조사'…진상규명 성과는

[앵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회 국정조사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습니다.

사실상 결과 보고서 채택만 남겨뒀는데, 약속했던 진실 규명에는 얼마나 다가선 것일까요.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 최지숙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발생 약 한 달 만인 지난해 11월 24일,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닻을 올렸습니다.

현장조사부터 기관 보고와 청문회, 공청회까지 짧은 기간 숨가쁜 일정이 이어졌는데요.

두 번째 공청회를 끝으로 이제 활동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열린 두 번째 공청회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눈물로 울음바다가 됐습니다.

부실한 참사 대응과 책임 회피, 그리고 간신히 버티던 이들을 무너뜨린 2차 가해성 발언들.

참았던 울분이 곳곳에서 쏟아졌습니다.   

<김초롱 / 이태원 참사 생존자(지난 12일)> "바뀌지 않는 사회와 매번 쏟아지는 망언들이 제 노력을 모두 물거품으로 만듭니다. 참사의 유일한 원인은 군중 밀집 관리의 실패입다."

아들의 마지막 모습이 아직도 뇌리에 선명한 어머니는 오열했습니다. 

<김호경 /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지난 12일)> "손대지 말라고 신원만 확인하라는 말에 자는 듯 누워있는 아들을 보고 울고만 있던 것이, 왜 손 한 번 못 잡아보고 왜 살뜰히 못 살펴봤는지 지금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사과에 나선 것은 오히려 참사 현장의 상인들이었습니다.

<남인석 / 이태원 지역 상인(지난 12일)> "죄스럽습니다. 죄송합니다. 유족 여러분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습니까. 여러분들도 한마음이 되셔서 젊은이들 헛된 죽음이 되지 않도록…"

국정조사 후반부에서야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듣게 된 특위 위원들은 고개를 떨궜습니다.

유족들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독립적인 조사기구 구성을 촉구했지만, 국정조사는 일단 17일 막을 내릴 예정입니다.

두 달이 채 안 되는 활동 기간. 강제력이 없는 국정조사의 태생적 한계와 더불어,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입니다.

 국조특위는 당초 새해 예산안 처리 직후 본조사에 돌입하기로 했지만, 예산 합의 지연으로 1차 활동기한 45일 중 절반 이상을 흘려보냈습니다.

국조 실시계획서를 채택하고도 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 처리에, 여당 소속 특위 위원들이 한때 사퇴 의사를 밝히며 멈춰섰습니다.

<이만희 / 국민의힘 의원(지난달 11일)> "(이상민 해임건의안 처리는) 자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으려는 속셈일뿐이지 않느냐 하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정쟁화의 의도가 드러났다고 판단하고…"

유가족 간담회를 계기로 여당이 다시 국정조사 참여를 결정하면서 지난달 21일에야 첫 현장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우상호 / 이태원참사 국조특위 위원장(지난달 21일)> "진실을 잘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면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드는 국정조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야는 결국 열흘 연장에 합의했지만, 이를 포함해도 현장조사를 비롯한 실제 활동 기간은 한 달 가량.

60일~90일 간 진행됐던 국정농단 의혹 국조나 세월호 참사 국조에 비해 총체적 진실 확인의 시간이 촉박했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짧은 시간이나마 소기의 성과는 있었습니다.

국조특위는 경찰 수사와 별도로, 참사 대응의 문제점을 추가로 짚어내기도 했습니다.

인파 밀집에 따른 사고 위험을 관계기관들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던 점과 그럼에도 인력 배치 등 대책 수립 및 이행에 소홀했던 점, 또 위기 대응을 위한 보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 등입니다.

<유해진 / 용산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원(지난 4일)>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에는 2명 정도 봤습니다. 현장 통제는 한참 동안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사실상 확인됐지만, 거기까지.

구체적 입증보다 공방에 많은 시간이 소모됐습니다.

국정조사 기간 내내 여당은 일선 현장의 책임과 민주당 신현영 의원의 '닥터카 탑승' 논란 공세에, 야당은 대통령실 책임 추궁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질론에 각각 치우쳤습니다.

본질과 무관한 '도촬 논란'으로 회의가 파행 되는가 하면, 일부 증인들의 발언에 따른 설전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지난달 23일)> "이미 재난이 종료가 되고 사후 수습 단계에서 중대본은 촌각을 다투는 문제가 아닙니다."

<윤희근 / 경찰청장(지난 4일)>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 할 수 있습니다. 그것까지 밝혀 드려야 하나요?"

반면 재발 방지책 마련을 위한 자리는 전문가 공청회 한차례에 그쳤습니다.

경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결과 발표에 이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도 곧 막을 내립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구색은 갖췄지만, 본질적 진상 규명이라는 본래의 취지에 충실히 접근했는지는 의문도 남습니다.

마지막 손을 잡아주지 못해서, 더 많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또는 살아 남았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눈물을 닦기 위한 진지한 반성과 대책 마련의 시간은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이태원참사 #국정조사 #정치권



PD 김선호



AD 김다운



송고 최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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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